메뉴

<커피한잔의 여유> 2020년의 특별했던 일들

 

 

평범한 일상이 소중한 일상으로 간직하게 된 2020년도는 낯선 역사의 대현장이다. 영화에서나 볼법한 일들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다. 악성바이러스가 전국을 순회하는 상황에서 나는 특별한 추억을 공유했다. 코로나19와 함께 한 아들 결혼식이다. 그리고 역대 가장 긴 기록을 세운 여름장마도 결코 잊지 못한다.

 

이런 걸 선견지명이 있다고 하는 걸까, 우리부부는 시골로 이사 오기를 참 잘했다 싶다. 텃밭농사에 재미를 붙이면서 생기도 얻고 사시사철 변화하는 풍경들과 무언의 대화도 나누며 일상을 보냈다. 철새들도 이런 보물섬이 좋은 모양이다. 싸한 바람타고 용케도 찾아왔다. 떼를 지어 자리를 이동할 때마다 고막 터질 듯한 함성소리는 갇혀 지내는 세상보고 힘내! 힘내라고, 하는 메시지로 들려온다. 이처럼 다양한 눈요기에 시골생활은 쓸쓸함도 외로움도 잊게 했다.

 

농한기인 요즘 이웃들의 왕래가 잦아질 시기이지만 코로나로 인해 집밖을 나가지 못한다. 나는 이 여유로운 시간을 쫓아 글쓰기에 매진해 보려고 컴퓨터 앞에 앉는다. 쓸 내용은 장황한데 문맥이 실타래처럼 엉켜 풀리지가 않는다. 수없이 퇴고를 거듭해 보지만 그래도 부족한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20이 반복되는 2020년도는 특별히 대망에 해다 싶어 기대를 많이 했었다. 웬 걸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이었다. 사람들은 “세상이 왜이래” “사상 초유의 사태야”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일생에서 가장 기쁜 중대사 아들 결혼식은 가장 애태웠던 결혼식으로 지울 수 없는 추억의 한 페이지로 자리하고 있다.

 

또 50일 동안 폭우가 이어져 전례 없는 여름장마 또한 기억에서 지울 수가 없다. 나는 건강한 음식을 섭취하기 위해 봄부터 온갖 정성을 다해 농사에 전념했다. 가장 주 된 농사는 고추였다. 그런데 긴 장마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고추는 힘없이 시들어버리고 말았다. 다행이도 김장은 물론이고 다음 농산물을 생산할 때까지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을 수확했다. 아무튼 치료약도 없고 전염력 또한 신속한 고추탄저병은 요즘 성행하는 악성 바이러스 같다.

 

장마철에 다 쏟아내었을까, 하늘 물 저장고에도 바닥이 난 모양이다. 가을 가뭄이 극심했다. 김장배추에 아무리 물을 줘보지만 자연적으로 내리는 비와는 감히 비교할 수가 없었다. 그냥 샤워하는 정도였다. 배추가 자라다 말았으니 김장을 최대한 늦출 수밖에 없었다. 하나님이 보호하사 추위는 늦게 찾아왔다. 그러면서 적시적기에 우로를 내려 주지 않으면 농사짓기는 몇 배로 힘들었고 아무리 애써 농사를 지어도 하늘이 돕지 않으면 내 것이 아니었음을 알았다.

 

맛있는 김장을 담기 위해서는 우선 배추를 알맞게 절이는 게 관건이다. 잘 절여져야 싱싱한 맛이 나기 때문이다. 또 배추를 잘 절이기 위해서는 잠도 설쳐야 했다. 해질녘 배추 속에 소금을 뿌려 재웠다가 잠자기 전 한번 뒤집어 줬다. 세 네 시간 자고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절임배추를 살펴보았다. 나뭇잎 같이 뻣뻣한 배추가 보들보들하게 잘 절여져 있었다.

 

 

밭에서 뽑아다가 다듬고· 씻고· 썰고· 절이고· 김장김치의 과정은 손품이 많다. 잘 절여진 배추를 상투쟁이(가부장적)남편과 동트기 전 씻기 시작했다. 볼을 에는 찬바람을 맞으며 아내를 도우려는 남편의 마음이 가상했다. 나는 미안한 마음이 들어 “추운 날 김장하면 김치가 맛있데?” “올해는 당신이 이렇게 애써주니 자꾸 손이 가는 김치가 되겠어요.”라며 고맙다는 말로 대신했다.

 

칭찬을 들어서인지 남편은 배추 꼬리 다듬고·김치 통 나르고·집안 청소 등 온종일 쉴 틈 없이 나를 도왔다. 어쩌면 가족을 위해 당연한 일이기도 하겠지만 남편은 권위만 앞세우던 고지식한 상 남자이다. 군말 않고 숨은 실력을 보여주는 남편의 또 다른 모습을 보면서 애틋한 감동이 전해졌다. ‘나이가 들어가니 천하의 뚝심도 변화되어 가는구나!

 

김장을 돕던 남편은 김치 통을 옮기면서 말했다. “아니 김치가 왜 이렇게 무거워” 나는 “맞아, 그 무거운 김치 통을 나는 매일 같이 냉장고에서 꺼내는데, 그럴 때마다 힘이 부치더라고.” 그제야 남편은 집안일이 쉽지 만은 않구나, 라는 것을 깨닫는 표정이었다. 무슨 일이든 체험이 중요하다. 직접해봐야 이해가 쉽기 때문이다.

 

김장은 이웃들과 김치 속을 넣고 제육보쌈도 해먹는 잔칫날이다. 하지만 올해는 이웃들은 부르지 못하고 딸과 아들 내외만 불렀다. 가족들과 일 년 먹게 될 음식을 마무리 하고 나니 뭔가 큰일을 해냈다는 안도감과 성취감에 취해 있었다. 당장 눈보라가 쳐도 두려울 게 하나 없었다.

겨우 힘든 한해를 넘겼지만 지금 이 시간도 침묵의 바이러스는 널뛰고 다닌다. 감당하기 어려운 황당한 일들이지만 위기에 강한 우리민족이다. 빠른 시일 내에 불편한 일상이 자유로운 일상이기를 소망해본다.

 


정치

더보기
안산시의회 최찬규 의원, 사할린 동포 1세대 아카이빙 조속한 구축 필요
[참좋은뉴스= 관리자 기자] 최찬규 안산시의원(사동·사이동·해양동·본오3동)은 지난 11월 24일 열린 제300회 제2차 정례회 본회의에서 사할린 동포 1세대의 생애를 기록으로 보존하기 위한 아카이빙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촉구했다. 최찬규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사할린 동포의 이주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과 노동력 수탈 등의 결과였으며, 해방 이후에도 귀국이 허용되지 않아 오랜 기간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안산에는 약 900명의 사할린 동포가 거주하고 있으며, 1세대는 80~90대 고령층이다. 최찬규 의원은 정부와 안산시가 주거, 의료 등 정착 지원을 이어왔지만, 강제이주와 사할린 생활, 귀국, 정착에 이르는 생애 전 과정을 당사자의 목소리로 체계적으로 기록한 사업은 추진된 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카이빙 사업이 1세대 생애 보존과 지역 현대사 자료 확보, 정서적 회복 지원 등 다양한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카이빙은 단순 인터뷰가 아니라 영상, 음성, 문서 등 여러 방식으로 생애를 정리하는 공적 기록 작업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한편 안산시가 제출한 2026년도 본예산안에는 해당 사업이 반영되지 않았다. 최찬규 의원은 “정착

경제

더보기
안산시소상공인연합회 2021년 정기 총회 및 표창장 수여
경기도 안산시 소상공인연합회(회장 이영철)는 지난 2월 23일 오후 2시 고잔동 671-2 소재 사무실에서 코로나 19로 인하여 미리 방역을 마치고 수칙을 준수하여 임원들만 모인 자리에서 언택트(Untact) 줌 방식으로 2021년 정기 총회 및 표창장 수여식을 가졌다. 이날 총회는 김효정 주임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이영철 회장이 2021년 신임 임원들 소개와 개회사를 시작으로 진행되었다. 이 회장은 개회사를 통하여 “코로나 19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꿋꿋하게 생업에 종사하시면서 우리 안산 소상공인연합회를 지지해주시는 회원사 대표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 안산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의 경제적 지위 향상과 국민경제의 균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 한 예를 들어 홈페이지를 통한 회원사 대표님들에게 서로 돕는 안산소상공인이 되자는 취지로 작년부터 소상공인들의 애로사항과 건의사항 또한 불공정한 피해를 신속하게 전달하여 소상공인의 경영에 장애가 되는 법과 제도를 고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 재난으로 빠르지는 않지만 모든 분들의 노력으로 아주 천천히 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안 산소상공인들께서는 서로 돕고 협

문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