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론 좌담: 주거 정책>
“미친 집값!!! 무주택 청년 세대를 위한 대책은...”
손관승 전 의원, “‘안민관 하우스’로 청년에게 희망을”
박범수 대표, “안산시 조례제정으로 즉각적 지원 필요”
부동산이 투기 대상으로 전락하면서 사회 초년생인 청년들에게는 내 집 마련이 요원한 꿈이 되었다. 지금은 그 정도가 심해 꿈조차 꾸지 않는 실정이다. 정부나 지자체가 부동산을 안정화 시킬 의지가 있었는지는 시장을 보면 알 수 있다. 시장논리라면 공급을 통해 수요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그러나 신규 주택 물량이 기존 가격을 끌어 올리며 평준화 되는 기현상을 매번 반복하고 있다. 말로는 부동산 안정 정책이라고 하지만 결과는 반대로 가고 있다. 대한민국에선 인간이 살아가는데 기본인 의·식·주 중에서 유독 주거 문제 앞에서만 동상이몽이 되고 만다.
이러한 가운데 청년 주거 문제라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놓고 성향이 다른 정당인의 대안이 문제 해결의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어 좌담을 진행하게 됐다.
전 안산시의회 손관승 의원과 진보당 안산시위원회 박범수 부위원장은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부단히 현실의 벽과 부딪혀 왔다. 그들이 현실정치를 하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두 인물의 주장은 다른 듯 하면서도 상호 보완적인 느낌을 준다. 정부나 지자체의 관련 정책에도 이의 제기를 빠트리지 않고 지적한다.
박범수 부위원장은 ‘무주택청년 반값주거비실현 안산운동본부’ 대표도 겸임하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30일 시청 앞 기자회견장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6일, 내년부터 월 소득 117만 원 이하인 청년에게 월세 20만원을 최대 1년 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주거비로 인한 고통이 큰 청년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환영할 일”이라며 “그러나 내용을 살펴보면 매우 아쉽다. 월 소득 117만 원 이하 저소득청년에게 지원 기간은 최대 1년이며, 코로나 이후 사업 지속여부를 정하지도 않았다. 결과는 청년 인구 약 1%인 15만 명에게 1년만 지원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공주택 대폭 확대, 공직자 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 1가구 3주택 이상 소유 금지, 토지공개념 전면화 같은 근본 대책을 모색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관승 전 의원은 시정 활동이나 언론을 통해 청년 주거 문제를 언급했었다.
그의 주장을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안민관 하우스’다. 안산형 민관주택의 줄임말이다. 평소 손관승 전 의원과 박범수 대표의 주장을 요약했다.
‘안민관 하우스’를 주장한 이유
“2020년 안산시는 부동산가격 급등과 맞물려 25년 이상 된 노후주택의 재건축 및 도시 간 접근성을 높이는 교통망의 확충으로 주택의 질적 향상은 높아졌다. 그러나 급속한 주거 변화에 대응할 주택정책 또는 지원이 제도적으로 뒷받침 되지 못하여 주거 취약층은 지속적인 어려움에 당면(當面)하고 있다.
안산시 인구는 65만5천명을 정점으로 하여 지속적인 감소세인 반면 주택 수는 재건축과 택지지구 지정 등의 요인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통적인 가족제도에서 벗어난 1인 가구와 고령가구 및 외국인 인구 증가는 주거정책의 새로운 모델 제시가 필요하다. 일반적 1인 가구는 청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소형주택에 맞춰져 있다. 안산시의 경우 청년층 또는 주거 취약계층을 보호할 만한 주택모델이 사라져 가고 있다.
안산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주거정책이 필요하다. 물리적 공급은 부동산 가격의 변동에 따라 예측의 어려움이 따른다. 안산은 물리적 공급과 더불어 거주민 중심의 주거정책이 선행되어야 한다. 중앙정부에서 제시되는 공용주택, 기본주택, 토지임대부주택, 반값아파트 등 중앙집권적 주택정책을 벗어나 안산형 주거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시의 활용 가능한 자원과 더불어 노후주택 등의 정비와 활용방안의 제시가 필요하다.
그래서 안산형 민관주택(안민관 하우스) 공급이 필요하다. 시의 자원 중 노후화된 시청사 부지를 예로 제시한다. 청년 및 주거 취약층의 고정 지출을 최소화하여 안정적 주거 변화를 조기에 이룰 수 있어야 한다. 주거 정책의 핵심은 결국 주택가격의 합리화다.
소유의 개념이 아닌 임대부 방식의 주거형태는 대다수 시민이 선호하지 않는 모델이다. 이에 안민관 하우스는 시장의 변화에 따라 민관이 함께 대처할 수 있는 모델로 주택구매시 구매비용의 50% 이내에서 시가 이자를 부담하는 모델이다. 재원의 조달 방식은 안산시 주택기금을 조성하여 이자사업으로 지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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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청년 반값주거비실현 안산운동본부’ 박범수 대표의 주장은 사회 초년생들에게 특화되어 있다. 그의 대안은 조례를 통한 즉각적인 지원을 제시하고 있다.
박범수 대표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해결을 위해 조례 필요"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몇 십 년 모아야 자기 집을 가질 수 있다는 불합리한 현실 속에, LH 부동산 투기는 다시 한 번 국민들을 절망하게 했다. 1인 가구 비율은 30%를 넘어섰고, 안산 무주택 청년 가구주가 2019년 말 기준, 42,043명에 달한다. 20대 1인 가구 77.5%는 월세로 거주하고, 주거 면적 평균은 28.6㎡에 불과하다. 주거비과부담 가구비율(월소득 대비 주거비용)이 30%를 초과하며, 청년은 특히 높다. 코로나 이후 우울증과 고독사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데, 또한 청년층의 증가세가 더욱 가파르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지자체가 청년 주거 문제를 해결한다며, 이런 저런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접근성이 떨어지거나,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집과 땅은 더 이상 재산 증식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집은 거주 공간으로서 인간의 기본권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토지공개념 도입, 주택 소유 제한, 공직자 부동산 신탁제 등 ‘기본권으로서의 집’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본격화해야 한다. 더불어 당장 주거비 부담으로 고통 받고 있는 청년들의 문제를 즉각적이고 효과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에 안산에서부터 ‘무주택 청년 반값주거비 실현을 위한 전월세 지원제도’를 만들 것을 제안 드린다.
지원 내용 대 상: 안산에 사는 무주택 청년 세대주 무엇을 : 전월세 보증금 대출이자 및 월세 얼마나 : 연간 240만원 한도 대상주택 : 전용면적 60m2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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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청년들의 상황은.
박범수 대표
“몇 해 전 삼포세대라는 말이 나올 때 어떻게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 하느냐고 생각했다. 그러다 오포세대, 칠포세대 얘기가 나오더니 구포세대까지 나오게 됐다. 연애, 결혼, 출산, 집, 경력, 취미, 인간관계, 신체적 건강, 미모 등을 포기한다는 것인데 기금은 N포세대라는 말까지 나왔다.
더 이상 미래가 있을까? 부모 세대보다 잘 살 수 있을까? 하는 고민들이 많다. 어른들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 중에서 소비가 있다. 선배님들이나 부모님 세대에서는 아끼면서 생활하시기도 하고 고생하며 사셨던 것이 당연했는데 지금 청년들은 다른 모습이다. 고급 핸드폰도 쓰고 외제차도 사고... 외제차 타는 친구들 말로는 결혼 안 하고, 애 안 낳고, 집 안 사면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어른들에게는 어의가 없는 상황이지만 어차피 미래가 한 푼, 두 푼 모아서 집을 살 수 없는 거라면 즐기면서 살자는 생각이 있다.
기이한 현상으로는 비트코인이나 주식으로 많이 몰렸다. 특히 20~30대가 그렇다.
그리고 가장 상징적인 현상은 출산율이 세계 최저라는 것이다. 더 낮아질 것으로 본다. 얼마 전 8명의 청년들이 모인 적이 있었다. 그 중에 여성 2명이 계셨는데 두 분 모두 애를 안 낳겠다고 했다. 상황과 수치들이 청년들의 현 상황을 잘 보여 준다고 생각한다.”
-. 진보적인 성향의 주거 정책을 제시한 계기는.
손관승 전 의원
“저는 나이로 봤을 때 기성세대다.
아이들을 키우고 있고.... 제 큰 아들이 지금 군대에 가 있다. 대화를 참 많이 나눴다. 요즘 제일 무서운 것이 아이들에게 꿈이 없다는 말이다. 둘째 아들의 말로는 요즘 학생들이 ‘대학을 못 가면 아빠 회사 가면 돼.’라고 말한다고 한다. 희망 회사가 삼성, 현대, LG가 아니다. 고등학교 2학년 아이들의 대화다. 저는 저 나이 때 상상도 못해본 이야기다. 이런 문제의 근본적인 책임은 저와 같은 기성세대에 있다. 과연 모든 부모가 지원할 수 있을까? 결코 아니다.
저는 고향이 충남 예산 사람이다. 그러나 누가 물으면 안산이라고 한다. 취업을 위해 안산에 와서 30년 넘게 살았다. 아이들 또한 고향으로 여기며 살아가야만 한다. 그러려면 이 아이들한테 최소한의 기성세대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의원 생활을 할 때 청년관련 조례를 처음 주장했었다.
청년기본조례 같은 거창한 것을 생각했던 것은 아니다. 지방자치는 행정법이다. 2년 가량 각 시청 부서에 의견을 받았다. 정리가 잘 안 됐다. 조례로는 만들 수 있어도 실제로 지원이 가능한지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 후 타 의원이 조례를 제정했으나 현실적으로 지원에 문제가 있어 보였다. 좀 더 논의가 필요했으나 관련 단체의 호응이 없었다. 아마도 제 소속 정당 때문인 것 같았다. 그런 점이 안타까웠다. 기본조례 이후 안산에서 청년 지원을 위해 어떤 정책을 내놨나. 말장난 같은 입법은 안 된다. 모든 법이 완벽할 수는 없지만 어떤 정책에 기초가 된다면 깊이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
양 진영에서 주택관련 공약을 많이 내고 있다.
그러나 재원 마련에 대한 고민이 없어 보인다. 반값 아파트를 예로 들겠다. 중앙 정부에서 50%를 지원한다고 계산하고 안산시의 최근 입주 아파트를 6억으로 봤을 때 3억 원을 지원해야 한다. 한 채면 3억, 열 채면 30억, 백 채면 300억이다. 계속 지원할 수 있나? 불가능하다. 반값 주택 찬성한다. 반값에 대한 부분을 우리 시가 2차 보전 사업으로 할 수 있다. 담보 보증을 시가 서고 이자를 지급해 주자는 것이다. 충분한 여력이 된다. 공공기관 이자가 낮다. 전입할 수 있는 재원도, 기금으로 형성하는 방법도 있다.
그리고 주거 취약 계층에겐 교통이 편리한 곳에 위치한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 교통 시설 이용에 따른 부수적인 비용이 덜 발생하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아무리 청년 주택이라고 해도 전용면적 기준 50㎡(약 15평)는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인들의 결단이 필요하다. 표 하나, 하나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먼 미래를 봐야 한다. 저는 큰 틀에서 두 가지로 본다. 어느 정도 기반을 닫기 전까지는 쉐어 하우스 개념, 그리고 두 번째는 가정을 이루어 영의하기 위한 소유 형태의 주거 개념으로 나눈다. 명확한 근거를 낼 필요가 있다. 미래 세대를 위해서 기성세대의 역할이 중요하다.”
고민을 깊이 그리고 오랜 기간 한 만큼 다양한 대화가 예정 시간을 넘어서까지 이어졌다. 지면 상 모두 담아 내지 못한 부분이 많다. 이는 다음 기회에 독자들께 소개할 계획이다.
분명한 것은 지금 청년들의 고민은 그들만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이다. 기성세대가 만든 사회에서 우리 미래 세대들이 좌절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나온 세월에 책임이 있는 기성세대인 손관승 전 의원과 미래를 책임질 박범수 대표의 좌담을 통해 ‘네’가 아닌 ‘나’로 인해 벌어진 결과물임을 성찰하고 개선을 위해 모든 세대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공동 운명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