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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 두 봉사자와의 유쾌한 만남

자율방범 중앙지대 하용주 전 지대장과 양성철 지대장
하용주 전 지대장, “우리 중앙지대는 투명하고 규율 잘 지킨다”
양성철 지대장, “대원 모두가 하나 되는 지대 위해 노력하겠다”

 

[참좋은뉴스= 김태형 기자]  안산시 자율방범 단원연합대 중앙지대에서 지난 2월 19일 지대장 이·취임식이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 행사의 두 주인공인 하용주 전 지대장과 양성철 신임 지대장의 입가에는 환한 웃음이 머물고 있었다. 떠나는 이의 서운함도, 맞이하는 이의 부담감도 없이 물 흐르듯 식은 진행됐다. 마치 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형제처럼 다정한 두 인물을 찾아 3월 17일 좌담을 진행했다. 좌담 내내 긴 여정 후 휴식과 같은 편안함이 느껴졌으며 한편으론 범상치 않음을 깨달았다. 봉사의 끝은 어디며 그 과정에서의 보람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었다.

삭막한 세상이라고 단정 짓기 전에 주변의 봉사자들을 찾아 그들의 삶을 관망하는 것도 삶의 기쁨이 될 듯싶다.

 

유쾌한 두 봉사자와의 대화를 들어 보자.

 

-. 자율방범 봉사는 언제부터 하셨는지...

 

(하용주)

87년도부터 했다.

안산에 자유방범이 처음 도입할 때 일동 지대하고 초지지대밖에 없었다. 일동이 제일 오래됐다. 그때는 평택이 본부였다.

 

(양성철)

저는 10년 좀 넘었다. 하용주 우리 전 지대장님 추천으로 중앙지대에 입문을 해서 지금까지 오고 있다.-. 오랜 기간 중앙지대가 잘 유지될 수 있었던 비결은...

 

(하용주)

우리 중앙지대가 참 의리가 있다. 안산이 초창기에는 치안이 좋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자방대가 구성된 것이다. 그때에는 지금처럼 보조도 없었고 그냥 우리가 옷 사 입고 경광봉 사갖고 자비 드려 시작했다.

 

정도 있었다. 돼지도 한 마리씩 잡아 같이 나누며 대원들이 서로 가족적인 분위기였다. 대원이 이사를 가면 화물차 가진 대원과 이삿짐을 옮겨주고 잔치가 있으면 모두 찾아가 축하해 줬다. 서로 보증도 서줄 정도로 신뢰가 돈독했다. 저도 대원 중 형님 한 분이 보증을 서 주셔서 형편이 빨리 폈다. 예전에는 우리 같은 서민이 은행 대출을 받으려면 보증인이 있어야만 가능했다. 그렇게 대원들 서로가 정이 각별하다.

 

대원들 중에 이런 일도 있었다.

 

한 번은 오후 한 7시, 8시 경에 후배 대원 한 명이 울먹이며 전화를 걸어 왔다. 뭔가 잘못 됨을 직감하고 차분하게 정신을 차리도록 했다. 대원 어머니께서 현관에 심장마비로 쓰러지셔서 돌아가신 것이다. 퇴근해서 그 모습을 본 대원이 기겁을 하고 전화를 했다. 관할 파출소에 전화해 절차를 밟아 장례를 치룰 수 있게 했다. 장례 기간 동안 우리 대원들이 24시간 함께 했다. 왜냐하면 대원이 경황이 없어 든든하게 해주려고 했었다.

장례를 치르고 연화장에서 봉투를 갖고 와 대원들과 술 한 잔 하라고 주려했다. 제가 화를 내며 ‘술은 우리가 알아서 먹을 터이니 힘들어 하시는 아버지부터 잘 챙겨 드려라’라고 다독였다. 그 대원이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갔어도 매주 나와 방범 활동을 하고 있다. 동생들도 잘 챙기고 있다.

 

(양성철)

88년 10월에 안산으로 처음 왔다.제가 군대를 88년도에 제대하고 일산에 지금의 건양대 부속병원 자리에 있었던 병원에서 근무하다 안산 주택 로터리에 있는 성심의원, 지금의 서해의원으로 옮기면서 안산에서 생활하게 됐다. 힘들고 어려울 때 하용주 지대장님께서 기둥이 돼 주셨다.생활이 힘들어도 봉사를 하며 보람을 자주 느낀다.

 

중앙공원 뒷산은 트레킹 로가 잘 되어 있는 반면 약간 어둡다. 대원들이 순찰을 하면서 범죄를 예방할 수 있었다. 특히 청소년 흡연이 빈번했는데 막을 수 있고 또 흡연으로 인한 산불도 예방하고 있다. 순찰만 해도 그런 친구들이 안 올라온다. 이런 것이 예방 효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여름에는 좀 늦게 산에 오르시는 주민이 많다. 그럴 때 반갑게 손을 흔들어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보람을 느낀다. 한 바퀴 돌고나면 체력 증진도 되고 대원 상호간에 끈끈한 우정도 생긴다. 이번 이·취임식에서 우리 전 지대장님과 대원들이 교통정리와 안내를 해 주셔서 행사를 무사히 치렀다.

 

제 아들과 딸도 우리 중앙지대에서 자율방범 봉사를 한다.

 

-. 부모가 자식들에게 인정받는 것만큼 기쁜 일이 없을 듯하다. 비결은...

 

(양성철)

저 같은 경우는 부모님이 두 분 다 안산에 계신다. 그래서 저희 아이들은 할아버지, 할머니를 보고 자라왔기 때문에 효심도 있고 남을 도우려고 한다. 식당도 어머니가 하시던 걸 지금 아내가 대물려 하고 있다.

 

(하용주)

제 아들도 방범활동을 한다. 남을 위해 밤에 나가서 봉사하는 모습을 보니 아버지를 더 이해하고 때로는 어디 가면 아들이 경호도 하고 대리운전도 해준다.

 

-. 봉사 활동 중 마음 아팠던 일은...

 

(하용주)

세월호 터졌을 때다.

첫 번째로 차량 3대 인솔해 4월 17일 시장님 배웅 받고 시청을 출발해 팽목항 가서 상근했다. 순수하게 제 사비로 봉사했다. 참사 초창기에는 질서가 안 잡혀 누군가 통제를 해야 했다. 봉사를 마치면 저녁에 대원들 데리고 가서 국밥이라도 한 그릇 사서 먹었다. 왜냐하면 슬픔이 많은 유가족들 앞에서 우리 봉사자들은 숨어서 빵이나 라면을 먹는 등 마음이 편치 않았다.

 

대원들이 돌아가면서 팽목항에서 체육관까지 차량을 운행했다. 처음에는 트라우마에 흔들렸다. 왜냐하면 애들이 건져졌을 때, 헬기 타고 갈 때 정복차림해서 격례하며 잘 가라고.... 안산 가서 보자고... 아이들 찾을 때마다 기뻤다. 못 찾은 애들한테는 굉장히 마음 아팠다. 유골이라도 찾아 고향 안산에 묻히기를 원했는데 몇 명은 못 찾았다. 부모들이 제일 안타깝다. 우리나라 법이 실종과 사망이 구분돼 시신이 나와야지 사망으로 처리해 준다. 실종은 모든 것이 불리하다. 평생 가슴에 남아 있고 또 법상 제도상 보상이 다르다. 지금까지 봉사하면서 세월호가 제일 안타까웠다.

 

(양성철)

저도 봉사활동 중에 안타까운 사건이 있다.

저희 대원이 길가에 쓰러져 있는 여성분을 부축한 일이 있었다. 그 여성의 남자친구가 술에 취해서 같이 보고 있다 사진을 찍어 파출소에 성추행으로 신고했다. 그 일로 저희 지대장님과 대원들이 탄원서를 써서 제출했다.

 

그 사건 이후 절대 공인이 아니면 손을 못 대게 했다. 남자들도 마찬가지다. 저희가 옛날에 순찰을 돌다 나이트 옆 대로변 잔디밭에 취객이 쓰러져 있었다. 지갑은 저쪽에 떨어져 있고 핸드폰은 요만큼 떨어져 있고 해서 경찰에 일단 신고해 경찰이 와서 확인했다. 이후 우리 대원에 집으로 대려다 주는데 술에 취한 사람이 주소를 제대로 못 대 새벽 2시가 넘도록 헤맸다.

 

안심귀가 서비스라는 제도가 있었다.

도착 예정 시간을 알려 주면 시간에 맞춰 중앙역이나 버스 정류장에서 태워 귀가시키는 서비스다. 기다려도 안 와 순찰을 돌다보면 왜 안 나와 있냐고 항의를 한다. 물론 술에 취해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면 서운한 점도 사실은 있다. 일부의 이용자가 그러는데 꼭 이용하는 사람이 많이 이용한다. 안심귀가 서비스는 특별한 일 없으면 저희는 안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몇몇 사람만 안이었으면 운영하기 참 좋은 서비스였다.

 

우리 자식들이 그랬다면 저는 아이들을 혼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부모들이 더 안타까웠다. 자기 자식들 말만 듣고 봉사를 하는 대원들에게 반박하고 욕하며 사진을 찍어 신고하는 등

잘못된 행동을 했다.

 

-.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지대 운영은 어떻게...

 

(양성철)

방범대는 자율봉사고 또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봉사하는 단체다. 그래서 어른은 젊은 후배나 동생을 챙겨주고 또 후배는 선배를 깍듯하게 공경하는 그런 지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 무엇보다도 자율방범이지만 복장과 근무를 철저히 해 대원들이 모두가 하나 되는 그런 지대이기를 희망한다.

 

(하용주)

중앙지대는 규율이 굉장히 세다.

우리 지대 사무부장이 아주 단칼이다. 부정은 용납을 안 한다. 우리 사무부장이 어머니로 말할 것 같으면 야무지게 집살림을 잘 하는 어머니다. 우리 지대에서는 거짓으로 꾸미는 것은 일제 없다. 모두 투명하게 하고 저도 잘못 하면 단칼이 날아간다. 규율을 철저히 지킨다. 우리 지대 대원들이 술 먹고 쓰러져 있거나 정복 입고 술 먹으면 퇴출이다. 정복을 정확하게 착용하고 근무하는 지대를 만들어야 시민들이 바라봤을 때 안심을 하신다.

 

동네 학생 중 경찰 공무원시험에 합격에 근무 중인 청년이 있다. 경찰의 길로 가는 길목에 중앙지대 대원들의 좋은 이미지가 진로 선택에 도움을 준 사례다.

 

진로를 못 잡고 있을 때 희망을 준 선생님 같은 중앙지대!

학생들 집에 프린트가 없어 문방구 역할을 했던 중앙지대!

운동하는 주민에게 물과 휴지를 준 편의점 같은 중앙지대!

어둡고 외진 길을 걸어도 믿음 가는 수호신 같은 중앙지대!

 

월 10만 원 이상 잉크 값이 들어도, 물과 휴지를 당곡운동장을 찾는 주민에게 제공해도 사무실의 물품은 마치 화수분과 같이 줄지를 않는 중앙지대는 분명 사람의 마음을 모으는 비결을 품고 있다. 명품 도시 안산을 만드는데 기여하는 중앙지대 대원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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