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의 문인들>
노을 스민 수변공원 / 김혜숙
동화천과 반월천이 스며드는 물길
도시를 감싸 안아 수변공원이 되었네
노을은 서해로 길게 퍼지고
벌과 나비는 해당화 꽃술에 취해 나래를 접고
동풍은 갈대 숨결 속에서 흔들리네
손끝으로 그려내는 노을빛
강물 속에 묻어둔 옛사랑을 닮았는지
연신 눈물 되어 흐르네
오가는 연인들 그리움 어린 수변공원
누군가는 노을을 가슴에 담고
누군가는 추억에 마음을 빼앗기네
강물 속 숭어 떼는 황금빛 물결을 타고
철새들은 저녁 하늘을 가르며 날아가네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을까
김혜숙 시인 약력
시인 · 사진작가 (사)한국문인협회 안산지부회원 (사)한국사진작가협회 안산지부 회원 저서: “시 내안에 머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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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스민 수변공원 시평>
오필선 · 시인/수필가
김혜숙 시인은 안산의 자연환경을 노을빛과 함께 감성적으로 표현하며, 단순한 경관을 넘어 인간의 추억과 애정을 담아냈다. 동화천과 반월천이 만나 이루는 물길, 서해로 퍼지는 노을, 생명이 가득한 수변공원의 풍경은 안산의 대표적인 아름다움을 반영하였다.
첫 연은 안산의 자연환경을 그대로 담아내며, 동화천과 반월천이 모여 흐르는 수변의 모습을 묘사하였다. 시화호 끝자락에 자리한 이곳은 단순한 자연경관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으로 형상화되었으며, 애향심을 담아 도시와 자연이 하나 되는 모습을 강조하였다.
"노을은 서해로 길게 퍼지고 / 벌과 나비는 해당화 꽃술에 취해 나래를 접고 / 동풍은 갈대의 숨결 속에 흔들리네"
노을이 드리우는 황홀한 풍경과 함께, 해당화에 몰려드는 벌과 나비, 갈대밭을 스치는 바람이 시각과 촉각을 자극하는 이미지로 표현되었다. 서해의 노을빛이 길게 퍼지는 모습은 도시의 역사와 함께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을 연상시키며, 안산의 자연이 지닌 생명력과 고요한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있다.
"손끝으로 그려내는 노을빛 / 강물 속에 묻어둔 옛사랑을 닮았는지 / 연신 눈물 되어 흐르네"
노을을 바라보며 떠올리는 것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안산천과 갈대습지공원이 품고 있는 지난날의 기억과 맞닿아 있다. 시화호 끝자락에서 노을을 바라보며, 과거와 현재가 겹쳐지는 감정을 느끼게 한다. 이처럼 시는 단순한 경관을 넘어 자연이 인간의 감정을 담아내는 그릇임을 보여주고 있다.
"오가는 연인들 그리움 어린 수변공원 / 누군가는 노을을 가슴에 담고 / 누군가는 추억에 마음을 빼앗기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사랑하는 연인들에게는 아름다운 추억을 새기는 공간이 되고, 고향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는 따뜻한 기억을 되살리는 곳이 된다. 수변공원이 애틋한 정서를 간직한 장소로 묘사되며, 시인은 이를 통해 안산에 대한 애정과 애향심을 더하고 있다.
"강물 속 숭어 떼는 황금빛 물결을 타고 / 철새들은 저녁 하늘을 가르며 날아가네 /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을까"
숭어 떼가 노닐고 철새들이 머무는 생태적으로 풍요로운 공간이다. 시인은 이곳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며, 자연과 인간이 함께 어우러지는 안산의 대표적 명소로 자리 잡고 있음을 노래한다. 이는 안산이 단순한 산업 도시가 아니라,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도시임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
시인은 단순한 풍경 묘사에 그치지 않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감정과 추억을 함께 녹여내어 시화호 끝자락에 자리한 안산 수변공원의 애향심과 정서적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