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옷이 무겁게 느껴졌던 춘삼월, 성급한 봄꽃도 미소를 띠며 맞이한다. 보는 눈이 심심치가 않았다. 내가 사는 대부도는 아직도 만물들이 침묵하고 있는데 한국 제일의 도시는 공기가 확연히 달랐다. 올해 나의 버킷리스트는 고궁 도시 서울 투어다. 서울은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가 담겨있다. 정전이 있는 고궁이 5개다. 경복궁 창경궁 창덕궁 경희궁 덕수궁이다. 고궁은 검이불루(儉而不陋) 화이불치(華而不侈)라,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다. 모처럼 섬 아낙은 한양 나들이에 나섰다. 종묘(宗廟)를 향해 버스 타고 지하철도 갈아타면서 장장 세 시간 걸렸다. 마침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역사의 현장 서울에 도착했다. 종로 3가에서 취미가 같은 조카며느리와 만나 유네스코가 지정한 자랑스러운 세계문화유산 종묘 탐방에 들어갔다. 나는 요즘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다. 특히 글쟁이들은 박학다식해야 한다. 아는 만큼 글 주머니에서 술술 나오기 때문이다. 해설사 내용이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도록 종묘에 대해 예습하고 갔다. 종묘를 둘러보며 한 시간 해설을 들었다. 왠지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한 번 차근히 살펴보고 싶었으나 시간제한이 있었다. 단 주말에는 자
귀촌 생활은 만능맨이 되어야했다. 뚝딱뚝딱 고치고 만드는 일은 스스로 해야 한다. 한 달 전 밭모퉁이에 비닐하우스를 지었다. 이유는 마늘이나 양파 등을 걸어 두고 말리려한다. 또한 농사짓는데 필요한 농기구나 퇴비·비료 같은 잡동사니들을 보관하기 위해서다. 코로나 확산이 두드러지던 햇살 좋은 12월의 연휴였다. 우리부부는 농사짓는데 필요한 비닐하우스를 지었다. 눈·비·바람을 막아주는 이 하우스에서 나는 밭에 옮겨 심을 씨앗 포토 작업을 할 예정이다. 아늑한 공간에서 모종 키우는 일은 생각만 해도 설렌다. 빨리 봄이 왔으면 좋겠다. 비닐하우스를 짓는 데는 꼬박 삼일이 걸렸다. 건축에는 우선 기초공사가 튼튼해야 한다. 남편은 우리 집 짓는 일만큼이나 하우스 짓는 일에도 밤잠 설치며 고심했다. 어떻게 하면 통풍이 잘되고 비가 새지도 않고 바람에도 강할까, 통풍이 잘 되어야 농작물 말리기도 좋고 여름에는 뜨겁지도 않아 일하기도 좋다. 하우스 설치비용은 누구도 믿겨지지 않는 단 돈 오만 원에 짓게 되었다. 오만원이 들어간 비용은 원형파이프와 하우스클립이다. 원형파이프는 중고 상에서 샀고 비닐을 팽팽하게 잡아주는 하우스클립은 철물점에서 샀다. 원형 파이프로 뼈대를 설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