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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한잔의 여유> 단 돈 오만 원짜리 비닐하우스

귀촌 생활은 만능맨이 되어야했다. 뚝딱뚝딱 고치고 만드는 일은 스스로 해야 한다. 한 달 전 밭모퉁이에 비닐하우스를 지었다. 이유는 마늘이나 양파 등을 걸어 두고 말리려한다. 또한 농사짓는데 필요한 농기구나 퇴비·비료 같은 잡동사니들을 보관하기 위해서다.

 

코로나 확산이 두드러지던 햇살 좋은 12월의 연휴였다. 우리부부는 농사짓는데 필요한 비닐하우스를 지었다. 눈·비·바람을 막아주는 이 하우스에서 나는 밭에 옮겨 심을 씨앗 포토 작업을 할 예정이다. 아늑한 공간에서 모종 키우는 일은 생각만 해도 설렌다. 빨리 봄이 왔으면 좋겠다.

 

비닐하우스를 짓는 데는 꼬박 삼일이 걸렸다. 건축에는 우선 기초공사가 튼튼해야 한다. 남편은 우리 집 짓는 일만큼이나 하우스 짓는 일에도 밤잠 설치며 고심했다. 어떻게 하면 통풍이 잘되고 비가 새지도 않고 바람에도 강할까, 통풍이 잘 되어야 농작물 말리기도 좋고 여름에는 뜨겁지도 않아 일하기도 좋다.

 

하우스 설치비용은 누구도 믿겨지지 않는 단 돈 오만 원에 짓게 되었다. 오만원이 들어간 비용은 원형파이프와 하우스클립이다. 원형파이프는 중고 상에서 샀고 비닐을 팽팽하게 잡아주는 하우스클립은 철물점에서 샀다. 원형 파이프로 뼈대를 설치하고 비닐을 덮어주는 연결부분에서 하우스클립이 큰 몫을 했다. 처음 본 하우스클립이 하우스 짓는 일에는 아주 유용한 도구였다.

 

검은 차광막이나 우리 집도 덮을 만 한 대형필름은 이웃에서 협찬을 받았다. 철근을 용접하는 용접기도 이웃집에서 빌려다 썼다. 나머지는 집에 있던 자재들로 재활용했다. 스쿠르지 영감을 닮은 구두쇠남편은 평소에 써먹을 만한 물건들은 다 얻어다 놓는다.

 

남편이 설계한 비닐하우스는 바닥사이드 부분이 땅에서부터 10센티미터 정도 떠있다. 바람이 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큰 원형파이프는 사각모서리에 세우고 가는 파이프는 중간 중간에 세웠다. 파이프끼리 연결되는 부분들은 어찌할까 싶었는데 용접기 하나면 만사오케이였다. 이리하여 첫날은 가로 세로 뼈대를 세우고 활처럼 희어진 파이프는 천정으로 올리니 형태는 그럴듯한 집이 되어 버렸다.

 

이튿날 앙상한 뼈대에 옷 입히는 작업에 들어갔다. 비닐 옷을 입히는 데는 심사숙고해야 한다. 대부도는 해풍이 심하다. 옷의 치수가 커도 안 되고 작아서도 안 된다. 바람에게는 방심은 금물이다. 부부는 밀고 당기고 합심하여 필름을 팽팽하게 고정시켰다. 그리고 나머지 중요한 마무리는 하우스클립 몫이었다.

 

우리 부부는 시골에서 살아갈 줄은 전혀 꿈에도 몰랐다. 어쩌다보니 대부도까지 오게 되었지만 결코 후회는 없다. 특히 코로나시대에 자연과 교감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크나큰 복이다.

 

헐벗은 몸체에 옷을 입혀주었더니 생각보다 근사한 집이 완성되었다. 부부는 대견한 듯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았다. 훌륭한 작품 앞에서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긍심과 자부심도 충만했다.

 

나는 완성된 하우스를 보면서 ‘일하다가 지치고 힘들면 이웃주민들과 커피도 마시고 담소도 나누어야겠다, ‘때로는 갈증 날 때 막걸리 한잔 주고받으며 격 없는 이야기로 호탕한 웃음도 지으리라, 아니나 다를까, 이웃주민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우스집들이 언제 할 거야? 삼겹살 사다 막걸리 한 잔 해야지?” 나는 “그러게요, 요즘 코로나 때문에 대면은 못하고 자유로운 시기가 오면 그렇게 할게요.”

 

사흘째 되는 날은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출입문을 만들어야 했다. 비닐하우스이다 보니 문짝이 무거우면 버티질 못한다. 얇은 각목을 이용해 문틀을 짜서 비닐을 입혔다. 문을 만들어 달고 보니 문짝이 맞지 않는다. 살짝 벌어진 문을 고정시키기 위해서는 문고리가 있어야 했고 문을 열고 들어가려면 손잡이가 있어야 했다. 손잡이는 각목으로 하고 문고리는 두꺼운 고무줄로 만들었다.

폐자재를 이용해 만든 하우스는 그 어떤 저택도 부럽지 않다. 귀촌한지 2년이 체 되지 않았지만 내일처럼 도와주려 애쓰는 이웃들이 있어 천군만마(千軍萬馬)를 얻은 듯하다. 남편은 이러한 이웃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이렇게 말했다.

 

“뻐꾸기는 둥지를 틀지 않고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데, 나 역시 뻐꾸기처럼 이웃 신세만 지고 살아가는 것 같네, 그렇지만 배은망덕(背恩忘德)한 딱새는 되지 않을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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