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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수 있는 신길온천역, 역사 속으로....

신길온천역→능길역, 원곡역→시우역으로 변경
역명 변경에 따른 비용은 시민 세금으로 충당

 

안산시는 지난 1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역명 변경을 공식화 했다.

시는 신길온천역 변경에 대해 “당초 ‘신길온천역’은 2000년 7월 안산선의 종점이 ‘안산역’에서 ‘오이도역’으로 연장될 때, 당시 주변 온천개발 기대감 등을 반영해 ‘신길온천역’으로 이름을 정했으나, 그간 온천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고, 철도이용객들의 혼란과 역명 개정을 요구하는 민원이 지속되면서 역명 개정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원곡역 변경에 대해서는 “서해선(소사원시) ‘원곡역’은 법정동이 원시동임에도 역명이 ‘원곡역’이라 불합리했던 점, 과거 이 지역의 마을명의 유래가 ‘시우’라는 점을 감안해 ‘시우역’으로 개정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역명 변경 이후에도 잡음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안산시의회 강광주 의원은 지난 12월 17일 안산시의회 제267회 제2차 본회의 시정질문을 통해 우려되는 부분을 지적했다.

 

첫 번째는 ‘능길역’으로 변경하게 된 지명인 ‘능길’의 유래다.

“조선시대 단종의 어머니인 현덕왕후의 첫 번째 능이 현재의 목내동 일대에 마련되어 능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마을이라 하여 ‘능길’이라는 명칭이 쓰여 졌던 것으로 추정되나 현재 현덕왕후의 능은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에 문종과 함께 합장되어 ‘현릉’이라는 능호로 남겨져 있는 상태다”며 “능길이라는 명칭을 과연 우리 안산시민과 국민들이 계속 사용하여야할 역의 명칭으로 타당한지, 본 의원의 생각에는 역사학자와 향토자료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검토가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는 시민제안공모 결과 무시다.

‘철도노선 및 역의 명칭 관리 지침’에 따라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역명 개정을 할 경우 지역주민의 의견수렴 및 역명 개정에 관한 사항을 홈페이지에 게재해야 한다. 이 규정에 따라 시민제안공모를 안산시는 실행했다.

“우리가 2020년 3월에 역명 개정 시민제안공모를 했었고 또한 선호도 조사를 했었다.”며 “역명 시민제안공모에서 첫 번째로 샛뿔이 109건이 나왔었고, 두 번째 신길 99건, 세 번째 안산신길 88건, 네 번째 능길이 64건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다음에 또 선호도 조사를 했다. 선호도 조사에서 안산신길역이 36.66%로 1위를 했고, 샛뿔역이 30.8%로 2위, 능길역이 28.6%로 3위를 했었다. 그런데 5월 개최된 안산시 지명위원회 심의 결과 세 번째 득표를 기록한 능길역이 적합한 것으로 결정되어 결과적으로 시민들의 선호도 조사 결과가 뒤집어진 상황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세 번째는 역명 변경에 따른 막대한 비용 문제다.

“역의 명칭이 한 번 변경되면 관내에 설치된 도로 이정표는 물론 버스 정거장과 버스의 노선도 변경 등 행정기관에 설치하였던 시설물 교체에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며 “철도시설공단 쪽에 알아본 바로는 ‘능길역’으로 바꾸는 자체만으로, 철도 이정표만 바꾸는 데도 한 5억 정도가 소요되는 걸로 예산이 나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역 인근 ‘신길온천휴먼빌 아파트’ 등 민간영역의 명칭 변경에 따른 문제도 언급했다. 역명 변경에 따른 비용은 변경을 요청한 지자체가 부담하도록 ‘철도 노선 및 역의 명칭 관리지침’에 명시되어 있다.

 

신길온천역과 원곡역 변경에는 많은 아쉬움 남기고 있다.

안산선인 ‘공단역’의 경우 경기도와 안산시가 ‘초지역’으로 역명 변경을 요청했었다. 당시 수인선 개통과 함께 역 이름이 변경돼 안내판 변경에 따른 공사비를 대폭 줄였다. 하지만 이번 원곡역, 신길온천역 변경에는 안산시가 막대한 비용을 감수해야할 상황이다. 원곡역의 경우 시에서 스마트허브역으로 변경 요청을 했으나 아깝게 국토교통부 역명심의위원회에서 부결됐다. 그렇지만 서해선 개통 전에 재차 역명 변경을 설득했다면 많은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강광주 의원은 ‘능길역’으로의 변경을 반대한 이유 중 비용 문제를 강하게 어필했다. 지난 2000년에 수도권 전철 4호선이 오이도역까지 연장되면서 신길온천역이 개설됐다. 많은 국민들이 신길온천역 인근에 온천 관련 시설이 없다는 것은 이미 지난 20여 년간 비웃음을 받으며 지금에 이르고 있다. 아직도 이용객의 불편이 발생한다면 철도시설공단이 안산시와 상의해 변경해야할 문제다. 안산시가 시민제안공모 결과를 뒤집고 막대한 비용까지 지불하며 변경할 이유가 없다.

 

온천수(온천공)가 있는 ‘신길온천역’이 능(현덕왕후의 릉)이 없는 옛 지명(능길역)에 밀려 역사 속으로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안산시 외곽에 위치한 신길동 주민들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꿈꾸며 온천 개발을 학수고대했다. 그러나 ‘능길역’을 바라보는 신길동 일대 주민의 심정은 그리 곱지만은 않을 것이다. 시민들 또한 코로나 19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중에 논란의 불씨를 안고 있는 역명 변경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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