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경기도 지적장애인 인권침해 전수 조사 추진단’ 운영을 위해 지난 3월 24일 도청 영상회의실에서 시·군 담당 과장들과 영상회의를 열고 지적장애인 전수 조사 추진 배경·방향, 조사 방법 및 처리 사항 등을 논의했다.
이러한 조치는 최근 지적장애인 가족에게 보험설계사와 친척이 접근해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하거나 지적장애인 여성을 이용해 ‘벗방’ 방송을 하고, 미 신고시설에서 신체적 폭행이 벌어지는 등 장애인 인권침해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진단은 4월부터 7월까지 구성·운영하기로 했다. 복지국장을 단장으로 총괄반, 조사기획반, 조사반, 집행반, 사후지원반 등 5개 반으로 구성된다. 경기도와 시·군 공무원, 민간전문가, 경기도장애인권익옹호기관 등 총 65명이 참여하게 된다. 조사 방법은 통리반장을 통해 지적장애인 주거환경, 근로여부, 공적서비스 수혜여부 등의 생활 실태를 우선 조사한다. 이후 시·군 담당 공무원이 현장을 직접 방문해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여기서부터 우려스러운 지적이 나온다.
안산시 단원구에서 통장을 맡고 있는 분은 한숨부터 내쉰다. 그의 말에 따르면 “코로나 백신 접종 동의서를 받기 위해 방문하면 전화번호는 어떻게 알았냐?, 무슨 일로 왔냐?, 다음에 오라는 등 노출을 꺼려 업무가 갈수록 힘들다”고 토로한다. 일반적인 업무도 이렇게 까다로운데 과연 지적장애인 가정에서 달갑게 받아 주겠냐는 의문도 제기한다.
도에서는 현장조사 시 학대행위가 의심되거나 발생한 경우 가해자로부터 피해자를 즉시 분리하고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주요 업무를 통리반장을 통해 실시하는 것 자체가 무리수라는 지적이다. 신속성도 중요하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했을 때 전문 인력을 참여시켜 한시적인 사업이 아닌 지속적인 사업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대안이 제시되고 있다. 또한 행정복지센터가 코로나-19와 관련한 업무로 피로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정마다 민감한 업무가 추가되는 것도 부담 중 하나다.
취지에 맞는 행정 서비스가 펼쳐지려면 그에 맞는 전문 인력 충원과 예산 확보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