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호(2020년 4월 20일 발생)]

성호사설 제2권 / 천지문(天地門) (제42화)
해랑도(海浪島)
[원문]
近世海濵漁採者有海浪船艘尋常出没至不可數徃者國中大飢載米者輒至謂皇帝命逹官親来交市及賫問則無有是必此中無頼諳情習路打弄如此也盖海浪島名也在中國東北海中明末鄭芝龍軰結連島賊為聲勢其子成功及孫經入海我國亦以為憂毎有浮說騷動至發扵賊招其真與偽雖不可知經之㨿海島則有之今之海浪船安知非餘種耶燕山六年下海人至海浪島見島内居人多本國逃移生長漸加滋蔓奏請中朝遣李坫田霖趙元紀䓁搜括遼東人六十四名差人送去本國人四十八名刷還竒髙峰大升甞有啓曰祖宗朝命田霖討海浪島而歸命扵開城府賜一䓁樂以慰之當指此事海浪之說非今日始有也
[해설]
근세에 바닷가에서 고기잡이하는 해랑선(海浪船)이 예사로 출몰하여 그 수를 알 수 없다. 지난번에 나라에 크게 흉년이 들었었는데 쌀을 싣고 온 배가 와서 “황제의 명령이다.” 하며, “대관이 직접 나와서 물건과 바꾸어가라.” 하여 가서 물어보면 가진 것이 없었다.
이것은 반드시 이 가운데의 무뢰배들이 이곳의 사정에 정통하고 해로에 숙달한 자가 이렇게 농락을 부렸을 것이다.
해랑(海浪)은 섬이름인데, 중국의 동북해 가운데에 있다. 명 나라 말기에 정지룡(鄭芝龍)의 무리들이 섬에 있는 도둑과 연결하여 한 세력을 형성하였고, 그의 아들인 성공(成功)과 손자인 경(經)이 바다에 들어가자 우리나라에서까지 이를 걱정하게 되었으며 뜬소문으로 소동이 있을 적마다 반란자의 문초 가운데에서까지 말이 나왔다. 그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으나 정경(鄭經)이 바닷섬을 점령한 것만은 사실이다. 지금의 해랑선이라는 것은 그들의 후손이 아님을 어떻게 알겠는가?
연산군 6년에 바다에 나갔던 사람이 해랑도에 기착했는데 섬 안에 거주하는 사람은 대개 우리나라에서 도망쳐서 들어간 자들로 자손들이 불어서 차츰 번성해가고 있었다. 이 사실을 중국에 보고하고 이점(李玷)ㆍ전림(田霖)ㆍ조원기(趙元紀) 등을 보내어 요동(遼東) 사람 64명을 색출하여 사람을 시켜 돌려보내고, 우리나라 사람 48명도 데려왔다. 고봉(高峯) 기대승(奇大升)이 나라에 보고하기를 선왕 때에 전림(田霖)에게 명하여 해랑도를 토벌하고 돌아올 때에 개성부(開城府)에서 일등의 음악을 내려서 위로연을 베풀어 주도록 명하였다고 한 것은 곧 이 사실을 지적한 것이니 해랑도의 얘기는 오늘에 처음으로 나온 것이 아니다.
[주-D001] 해랑도(海浪島) : 《類選》 卷1下 天地篇 地理門.
ⓒ 한국고전번역원 | 임창순 정소문 홍찬유 (공역) | 1977
우리 참좋은 뉴스신문사에서는 안산의 대표적인 성리학의 대가인
성호 이익 선생에 대한 유고집인 성호사설을 연재하기로 결정하고
한국고전번역원과 합의하에 성호사설 제1권부터 원문은 물론
번역문을 편집하여 게재하기로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