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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한잔의 여유> 당대 최고의 화가 김홍도 수필가 구순옥

 

풍속화는 그 시대의 풍습이나 일상생활을 표현한 그림이다.

 

그림에 문외한 나는 얼마 전부터 그림이 좋아졌고 알수록 흥미롭다. 그 이유는 그림 한 폭 한 폭에는 내가 모르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 무엇 하나 그냥 그려진 게 아니라 다 뜻이 있고 의미가 있다.

나는 당대 최고의 화가 단원 김홍도에 대해 너무 몰랐다. 익살스러운 풍속 화가로만 알고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화가는 시서화라 하여 시, 서예, 그림, 게다가 악기까지 모두 통달한 천재였다. 풍속화뿐 아니라 산수화 동물화 인물화 등 가리지 않고 독특한 화풍으로 놀랍게도 300여 점이나 남겼다.

 

관직에 오르지 못하는 중인 김홍도는 스승인 강세황을 만나 도화서 화원이 되었다. 천부적인 재능을 알아본 정조대왕과 강세황은 김홍도를 당대 최고의 화가로 만들었다. 각종 행사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림으로 나타내는 궁중 기록 화가이기도 했다. 단원의 궁중 기록화 대표작은 평안감사 향연도와 화성능행도이다. 물론 화원들과 함께 그렸다.

평안감사향연도(平安監司饗宴圖)는 평안감사 부임을 축하하는 연회이다. 대규모의 인물 풍속화로서 번성한 도시였음을 알 수 있다. 남녀노소 다양한 계층들이 모여 자유롭게 즐기는 모습을 나타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술주정뱅이를 끌고 가는 나졸, 나무로 올라간 아이들이나 엿 파는 아이들 등 빠트림 없이 꼼꼼하게 표현했다. 그 시대에는 간식이 엿밖에 없었는지 풍속화에는 엿 파는 아이가 꼭 등장한다.

화성능행도는 정조대왕이 비운의 죽은 아버지 사도세자를 기리고 어머니 혜경궁홍씨의 환갑을 기념하며 벌어진 연회다. 7명의 화원이 7박 8일간의 행사를 입체화시킨 여덟 폭의 기록화다. 글과 그림으로 엮은 여덟 권의 책 원행을묘정리의궤(園行乙卯整理儀軌)도 편찬했다. 화성능행도에도 지위고하(地位高下) 빈부귀천(貧富貴賤) 불문하고 소풍 나온 것처럼 신나게 즐겼다. 정조대왕이 한을 품어 낸 천하제일의 잔치였다.

 

정조대왕은 김홍도에게 백성들의 삶을 상세하게 그려오라고 늘 부탁했다. 화가는 분부대로 평민들의 실상을 해학으로 재미있게 그려내 임금께 바쳤다. 그러므로 화가의 그림은 사실적이고 진실적이다.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다. 혜원 신윤복은 조선에 여인상을 화폭에 자주 담아냈다. 반면에 김홍도 화가는 조선 러브스토리의 그림은 한 장도 없다. 그렇지만 화가의 그림은 해맑고 따뜻하다.

또 김홍도의 그림은 하나같이 위에서 내려다보는 모습으로 그렸다. 특히 산수화는 요즘 드론으로 찍은 것처럼, 창공에서 내려 다 본 느낌을 준다. 그 험준한 골짜기를 돌고 돌아 또 넘고 넘어 빚어진 결과물이다. 임금께 바칠 그림이라 현실감 있게 그리고 싶었던 모양이다.

악기 다루기를 좋아했던 김홍도는 신선들과 생황 비파 퉁소 소리를 잘 낸다. 풍류를 즐기는 선비들의 모임에서도 악기 타는 김홍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림을 보고 탄복하여 산문시를 손수 적은 것도 있다. 한문에 능숙한 자는 그림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요즘 같으면 표절한 그림은 세상을 들었다 놨다 할 이슈다. 하지만 당대에는 유명화가가 그렸던 원본을 따라 그리는 게 성행이었다. 어떤 화가는 원본보다 더 잘 그리기도 했다. 뭇 화가들은 똑같은 그림을 그려서 팔아 생계를 유지했다. 그 이유에서일까. 손과 발의 위치가 바뀐 김홍도의 그림도 있다. 현대에 와서는 진품을 밝혀내기란 모래알에서 진주 찾기다.

나는 어진(御眞)을 그리는데 어진화사(御眞畵師) 혼자 그린 줄 알았다. 어진화사 세 사람이 그렸다. 단원 김홍도는 용체(龍體)를 담당하는 동참화사(同參畵師)였다. 용안(龍顔)을 담당했던 주관화사(主管畵師)는 어찌하여 못했을까. 호기심 많은 나는 정조대왕 초상화를 검색하여 자세히 살펴보았다. 어용화사(御用畵師) 한 사람이 그린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선하고 인자하며 백성들이 좋아할 만한 호감 가는 인상이다.

조선 시대 4대 화가로 꼽히는 단원 김홍도는 한동안 출생지를 몰라 의견이 분분했다. 학자들의 연구 끝에 마침내 출생지는 안산으로 밝혀졌다. 당대 최고의 화가로 명성을 날렸던 김홍도는 정조대왕이 세상을 떠난 후로는 끈 떨어진 뒤웅박 신세였다.

주부자시의도(朱夫子詩意圖)라는 무상한 삶을 여덟 폭의 그림으로 마지막으로 남긴 후 기록이 없다. 추측만 난무할 뿐 어디서 어떻게 사망했는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단원 김홍도가 사대부 집안 출신이었어도 이렇게 홀대받았을까.

정조대왕 시대는 신분의 격차도 없고 전쟁도 없어 가장 평화로운 시대였다. 단원 김홍도는 천부적인 소질도 있었지만, 시대를 잘 만났다. 태평성대를 이룬 세기의 임금과 당대 최고의 천재 화가의 만남은 소통이다. 임금은 신하를 잘 보았으며 신하는 임금을 잘 보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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