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한잔의 여유> 신발이야기 수필가 구순옥 평생 나와 함께 하는 분신과 같은 신발은 발에 잘 맞으면 자유를 주고 발에 안 맞을 때는 구속이다. 사람의 마음도 그렇다. 잘 맞는 사람하고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기분이 좋지만 안 맞는 사람하고는 관계가 불편하다. 신발은 여자들에게는 미를 상징한다. 신발이기보다 패션이다. 높은 굽에 색상도 화려하고 디자인도 다양하다. 그럼에도 나는 발볼이 넓어 예쁜 신발을 신지 못한다. 정장 차림에 구두 한번 신어 볼라치면 그날은 구속당하는 날이다. 신발 살 때마다 신어보고 또 신어보면서 선택의 갈등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처럼 편한 신발만 추구하다 보니 언젠가부터 신발 사이즈는 1센티나 늘었다. 얼마 전 신발 때문에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 우리 집은 시골이라서 밭일을 제외하고는 삼선슬리퍼를 자주 신는다. 슬리퍼 두 켤레가 오른쪽 한쪽이 너덜너덜해졌다. 버리면 그만일 텐데 남편은 오래도록 신을 계획이었는지 반영구적으로 만들어 놓았다. 고무슬리퍼는 바늘로 꿰맬 수도 없고 꿰맬 수 있는 바늘도 없다. 손재주가 있고 아이디어가 뛰어난 남편은 집에 있는 나사못 중에서 가장 예쁜 것으로 골라 슬리퍼 두 짝에 드르륵 드르륵 드릴로 박
이웃의 이야기 ‘모두 다 꽃이야’/제33화 아이와의 거리두기 김정아 코로나 19로 ‘거리두기’라는 말이 일상화되었다. 그전까지는 ‘사람과 거리를 둔다’고 하면 부정적인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이제는 거리두기가 남을 배려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의 관계를 위한 것이라는 의미까지도 내포하게 되었다. 아이를 낳기 전까지 학업과 직장 생활을 병행하던 필자였기에, 설령 아이를 낳는다고 하더라도 아이는 보육기관에 맡기고 필자는 하던 일을 계속할 계획이었다. 엄마이기 이전에 하나의 인간으로서, 나의 독립된 인생은 당연한 것이었다. 막상 아이를 낳아보니 현실은 전혀 달랐지만 말이다. 갓난아이가 세 돌이 지나도록 크고, 다시 둘째가 태어나고.. 어린 아이들을 보살피고, 자식들을 위해 어느 정도의 희생을 감내하는 것이 엄마로서의 미덕이라 생각했다. 아니, 출산 전의 일상으로 복귀하지 못하는 나의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필자 나름의 합리화였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사라져가는 내 일상을 되찾고자, 학업 복귀를 준비하던 차에 큰 아이의 발달 문제를 알게 되었다. ‘내 삶’을 찾으려던 노력은 그렇게 좌절되었다. 이후 발달장애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많이 했던 생각 중 하나가 ‘이 아이
<“A·S 합시다” 시리즈 – 2탄>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 손관승 전 안산시의회 의원 어릴 적 시골에서 자란 나는 학교 모래사장에 모여 두꺼비 노래를 부르며 놀곤 했다. 당시 마땅한 놀이가 많지 않던 시절이라 모래로 집을 지으며 놀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어느덧 시간이 흘려 나와 우리는 아이들의 아버지이자 집안의 가장(家長)이 되어버렸다. 연일 뉴스에서는 부동산 문제로 정부와 각 정당의 패널 들이 나와 목소리만 높일 뿐 ‘부동산정책’ 아니 ‘대책’은 해법이 없어 보인다. 부동산 문제야 어느 정부가 들어서던 사회이슈의 중심에 있었다. 다만 문재인 정부 들어 부동산 공급부족 문제와 더불어 세대, 젠더, 지역 간의 갈등이 좀 더 심해지고 있다. 올해도 ‘영끌’, ‘이망생’ 등 희망이 보이지 않는 말들이 우리를 분노하게 한다. 정부는 수많은 부동산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지만 시장은 역행하고 국토부 장관은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 새워 만들겠다.”는 외계어로 국민의 공분만 사기도 했다. 부동산 문제는 답이 없다. 그래도 우리가 선출한 정치인들의 국민을 위한 의지(意志)가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다는 믿음은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안산도 부동산
성호사설 제2권 / 천지문(天地門) (제 55화) 일천지행(日天之行) [원문] 湯若望主制羣徴曰太陽西行四刻約應地四百五十二萬里然則一刻行一百一十三萬里一日九十六刻則合一萬八百四十八萬里也又曰物行之速莫如銃彈徑刻之一分得九里如欲繞地一周非七日不可是太陽四刻之行乃銃彈三百四十八日之行然則銃彈七日行九萬七百二十里則其三百四十八日之行乃四百五十一萬零八十里也又曰列宿天近赤道恒星則一刻行五千二百六十一萬里較疾于太陽四十六倍零又六十二萬五千里也然則列宿天九十六刻行五億四千九百六十萬里也以此推之太陽天徑三千六百一十六萬里半之為地心則為一千八百八萬里人去地心一萬五千里則太陽之去人實為一千八百六萬五千里也列宿天一日行三百六十六度四分度之一則一度之行凖地一千三百七十八萬七千三百零三里也除一度為列宿天之圍則為五億三千五百八十一萬二千六百九十七里也其徑為一億六萬七千八百六十萬四千二百三十二里也半之為地心為八萬三千九百三十萬二千一百一十六里去地面一萬五千里則列㝛天之去人實為八萬三千九百二十八萬三千九百二十八萬七千一百一十六里也地圍何以知九萬里以玉衡望北極北進二百五十里則極髙一度南退二百五十里則極低一度自北漠至南溟數萬里之間莫不皆然則數萬里之外亦可知也歴四萬五千里則已半天易矣九萬里而環復故不出門而筭如燭照也人多不能究尋足迹之外皆瞠然不信若曰地大扵月三十八倍又三分之一日大扵地一百六十五倍又八分之三金星
<기고문> 봉축사 불기 2564년 오늘, 사생(四生)의 자부(慈父)이시고, 시방일체 모든 중생들의 삶의 지표(指標)를 일깨워 주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석가세존께서는 만물이 소생하여 생명의 기운이 약동하는 4월 8일, 그윽한 점점(點點)이 날리는 꽃비 속에서 만인의 축복을 받으면서 이 땅에 오셨습니다. 미래를 선도하는 70만 안산시민들과 함께 살고 있는 사부대중 여러분! 나 자신의 존재의미도 모르고, 삶의 지향도 찾을 수 없었던 인류에게, 부처님께서는 삼라만상이 서로 밀접한 연관 속에서 존재하고 있음을 깨달으시고, 그 안에서 사람과 모든 유정(有情)·무정(無情)의 생명체가, 서로가 서로를 상생 협력하는 참 자비의 실천만이 삶의 궁극적인 지향이요, 목표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날 인류는, 더 편하고, 더 안락한 생활이 곧 인생 최대의 행복이 될 것이라 여긴 탓에, 반세기 만에 지난 수 만년의 역사를 뛰어넘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고, 그에 따라 작금의 윤택한 생활을 누리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즐거움에 취한 나머지 멀리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에 빠져 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심각하게 훼손된 자연의 거대한 신음이 전 지구적 재앙을 불
<기고문> 출산율 0.84 시대 해결법, 불평등 문제를 해소해야 진짜다. 진보당 안산시위원회 부위원장 박범수 출산율이 1.0 이하로 떨어지면서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2018년 합계 출산율이 0.98이 되었고 2020년에 통계청 추정 결과 0.84라는 합계 출산율 수치가 발표되었다. 최근 유엔의 출산율 조사 결과 한국이 2년 연속 세계 최저출산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수치이다. 전쟁 등 특수한 시기를 제외하고 이런 출산율을 가진 나라가 없었다고 한다. 정부는 몇 년 전부터 각종 대책을 만들었지만 반등은 요원하다. 결국 UN 198개국 중 198위를 기록했다. 정부가 출산율에 비상시기를 선언하고 저출산 극복을 위해 노력했는데 왜 해결되지 않았을까? 우리가 인식해야 하는 것은 출산율이 단순히 저출산의 문제가 아니라 양극화와 불평등의 문제라는 사실이다. 이를 증명해주는 통계들이 여러 자료에서 나타나고 있다. 2016년 조사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30대 임금노동자 남성은 임금 수준이 가장 낮은 1분위(임금 취업노동자집단 월임금 기준) 기혼자 비율이 6.9%이며, 임금이 가장 높은 10분위는 82.
"진정한 아름다움" 신현미 (수필가, 아동문학가) 현 안산문인협회 회장 19세기 프랑스 화가 장레오 제롬의 그림 <판사들 앞의 프리네>의 주인공 프리네는 포세이돈을 기리는 제례에서 바다의 신 아프로디테의 모델이 되었다는 이유로 신성모독죄로 고발당하여 사형당할 위기에 처한다. 그러자 그녀의 변호를 자처한 히피리데스는 “프리네는 아름다우니 선처해달라”며 심판관들 앞에서 그녀의 옷을 벗겨버렸다. 그녀의 알몸을 본 심판관들은 그 황홀한 모습에 반하여 “아름다운 것은 모두 선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1987년 대한항공 폭파범 김현희를 기억하는가? 그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여러 논란이 있지만, 그 당시 백여 명을 죽음에 몰고 간 폭파범의 모습을 보고 다들 깜짝 놀랐다. 연약한 여자가 어떻게 그리 잔인한 일을 할 수 있었을까 해서고 예뻐도 너무 예뻐서이다. 죽이기에 아까울 정도의 미모라는 여론과 함께 실제 그녀는 사형당하지 않았고 몇 년 후 풀려났다. 요즘 연예인들은 어쩜 그렇게 다들 마네킹 같은 얼굴과 몸매를 하고 있는지 신기하다. 아이돌뿐만 아니라 중견의 배우들조차 매끈한 방부재 미모를 보인다. 주변에서도 연예인급 외모를 가진 이들을 쉽게 볼 수 있
<정치 A/S시리즈-1탄> “정치인에게도 정도가 있어야 합니다” 손관승 전 안산시의회 의원 지난 4.7 재·보선을 통해 보수진영은 4연패의 고리를 끊었다.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에서 기대 이상의 득표 차 승리에도 한껏 자세를 낮추며 겸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연패의 선거과정에서 보수진영은 민심을 읽지 못 했다. 정가의 근거 없는 공식에 사로잡혀 한번지면 다음은 이긴다는 망상에 빠져 국민에 대한 예의를 다하지 않았다. 그 결과 제8회 지방선거에서 중앙정치의 수족인 기초·광역의 전멸을 초래했다. 책임의 일선에 있는 중앙정치인들은 잘못을 사과하거나 인정하기보다 민주당 탓만 하며, 민심이 다음 총선에서 보수진영을 선택할 것이라는 ‘정치 공학적’ 논리에 빠져 있었다. 21대 총선의 결과는 개꿈을 꾼 다음 날의 허무함처럼 참패였다. 4·7 재·보선의 승리는 보수당의 기대감이 아닌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민주당 인사들의 위선에 따른 반사 이익 더하기 ‘윤석열’이라는 테마주의 승리이다. 재·보선의 영향으로 보수진영의 상승세가 이어지자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후보군들이 난립하려는 형국으로 지난 총선에서 낙선한 중앙정치인들이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이웃의 이야기 ‘모두 다 꽃이야’/제32화 친정 엄마 김정아 지난 2월, 필자의 ‘엄마’는 그동안 하던 일에서 물러나셨다. 자식들에게 부담되기 싫어 다른 일들을 알아보시는데, 필자는 ‘이제 다른 사람 말고 일과 육아를 병행하느라 힘든 엄마 딸 도와주면 안 되겠냐’고 손을 벌렸다. 그렇게 해서 3월부터 엄마는 이제 외손자와 함께 낮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처음에는 엄마가 장애인용 콜택시를 잘 이용할 수 있을지, 학교 온라인 수업을 잘 들어갈 수 있을지, 손자가 공부하기 싫다고 하거나 치료실에 가기 싫다고 떼쓰며 힘들게 하면 감당할 수 있을지, 엄마와 아들의 모든 것이 걱정이었다. 하지만 한 달 반이 지난 지금에 와서 보니, 괜한 걱정들이었다. 할머니보다 컴퓨터를 잘 하는 아들은 혼자서 온라인 학습을 한다. 할머니는 공부시간과 쉬는 시간을 조절해주며 손자의 학습을 도와준다. 손자가 잘 챙기지 못하는 과제나 준비물 공지를 챙기고, 복지관이나 발달센터 치료에 동행한다. 친정 엄마와 아들을 복지관에서 본 지인들의 말에 의하면, 아들이 엄마랑 왔을 때보다 할머니랑 왔을 때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할머니 옆에 얌전히 앉아 이야기하며 기다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커피한잔의 여유> 다시 봄 수필가 구순옥 생명력을 가장 생동감 있게 그려내는 화가가 신의 한수 봄이다. 해마다 묵묵히 재현되어도 그때마다 아쉽고 보고 있어도 보고 싶다. 마른나무에 촉촉이 물이 올라 잎이 돋아나고 만삭이 된 꽃 몽우리들은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순서 없이 피어낸다. 봄은 대자연만 꿈틀 거리는 것은 아니다. 빈 들판 농부들의 일손도 분주하다. 땅을 갈아엎어 밑거름을 주고 농작물을 심으며 한해 농사는 시작된다. 바삐 움직이는 이웃 주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비록 소일거리로 짓는 텃밭이지만 덩달아 몸도 마음도 들뜬다. 어떤 농부는 ‘봄이 오면 꽃놀이 보다 농사일부터 생각나요, 그렇다. 봄이 왔으니 농부들은 농사준비 과정에 들어간다. 초보농부인 나는 모종을 종묘상에서 사다 심기도 하지만 올해는 재미삼아 시험 삼아 씨앗 심는 포토에 각종 씨앗을 심어보았다. 튼튼한 모종으로 길러내 비닐멀칭 한 밭에 이식하려 한다. 우리는 2년전 만 해도 자동차로 한 시간 걸리는 안산시내에서 농사지으러 다녔다. 주말에만 다녀야 하니 처삼촌 벌초하듯 대충 지을 수밖에 없다. 잡초와의 전쟁은 끊이지 않고 언제나 완패다. 이제는 집 앞 뒤에 텃밭이 있으니 그
성호사설 제2권 / 천지문(天地門) (제54화) 지경(地鏡) [원문] 輿地勝覧髙麗宣宗三年平壤龍徳部南街地鏡見凡七十餘步如水有影肅宗十年龍徳部梯淵路地鏡又見俗傳此地為明月里按麗史皆不載史茟之闕也宣宗三年徳宗后金氏薨肅宗又以十年薨或其應耶文獻通考無地鏡之名宋文帝時靑州城南望池中如水有影謂之地鏡韓詩秋雨聮句地鏡時昏曉池星競漂沛註云地鏡地之積水盖古無此變以近似者稱之也朱子山北記行詩云斯須暮雲合白日無餘暉金波従地湧寶燄穿林飛僧言自䧺誇俗駭無因依安知本地靈發見随天機自註天池院絶壑是逰人請燈處僧言燈非禱不見是日不禱而光景明滅頃刻異狀豈地氣之盛而然耶以此推之平壤之變亦不過氣盛而成者欤沈括茟談云虜中甞未明而起柱下有光就視之似水而動以油紙扇把之其物在扇中滉漾如水銀光㷔爛然以火燭之則了無一物此又地鏡之類耳 ⓒ 성호기념관 [해설문] 《여지승람(輿地勝覽)》에, “고려(高麗) 선종(宣宗) 3년에 평양부(平壤府)ㆍ용덕부(龍德府) 남가(南街)에서 지경이 나타나서 70여 보 밖에서 보면 물과 같이 그림자가 있었고, 숙종(肅宗) 10년에 용덕부 제연로(梯淵路)에서 지경이 또 나타나므로 사람들은 이곳을 명월리(明月里)라 불렀다.” 하였는데, 《고려사(高麗史)》에 상고해보면 모두 기재되지 않았으니, 이는 사기 쓰는 사람이 빠뜨린 것이다. 선종 3년에 덕종(德
‘할말하않’ 위기관리 철학의 웃픈 비애 -세월호 7주기를 기억하며- 손희/시드니한국수필연구소장 코로나19로 모두가 숨죽이고 있는 듯하지만, 어김없이 봄은 다시 찾아왔다. 도시 구석구석을 밝히는 푸른 재잘거림에 귓가를 세워본다. 허나, 봄볕의 따스함을 느끼기에 안산은 여전히 미안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다. 잔인한 4월의 비명으로 기억되는 세월호 사건이 올해로 7주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봄꽃을 보며 지극히 미안한 마음이 들던 아픔의 시간이 7년을 흘러오면서도 옅어지지 못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혹자는 노란색만 봐도 머리를 흔들었다고 하지만, 세월호 참사가 할퀴고 간 자리에 아직도 남아있는 깊은 상처를 안산 시민이라면 모른척할 수 없다. 도시 곳곳에 다시 노란 리본을 달며 기억을 더듬어보는 안산. 배가 침몰하는 광경이 TV에서 방영되고 발을 동동 구르던 학부모들은 주체할 수 없이 놀란 가슴을 억누르며 진도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탔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단 한 명도 살아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뇌리 깊이 박혀 있는 곡소리 낭자한 광경을 애써 뒤로하고 수년이 흘렀지만, 어제처럼 생생하기만 하다. 꽃띠의 아이들을 차갑고 깊은 바다
최근 들어 인천의 초등학교 어린이 보호구역 내 도로에서 대형화물 차량의 교통사고로 초등학생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였고, 전북 전주에서는 어린이 보호구역은 아니지만 초등학교 주변 도로에서 레미콘 차량 사고로 인하여 목숨을 잃은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여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초등학교 대면 수업이 시작되면서 학교에 가는 아이들은 즐거워하더라도 학교에 보내는 학부모들은 등·하굣길 교통안전에 대한 걱정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봄철 개학철이 되면서 학생들이 대면 수업을 하기 위하여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는 사례도 늘어나면서 학교 주변을 지나는 차량들은 아이들의 안전에 각별히 주의하여 운행해야 한다. 특히, 대형 화물차량들은 차고가 높아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이나 보행자들을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기 때문에 가급적 초등학교 주변 어린이 보호구역을 우회하여 운행하는 것도 교통사고 예방에 좋다. 지난해, 경기남부 지역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서 81건의 어린이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89명의 어린이가 중·경상을 입었다. 사고 내용의 대부분이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서 안전운전 의무위반을 하여 발생한 사고로, 운전자가 주의했더라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20
“건설노조의 악질적인 행위에 전문건설업체 쓰러져 나가고 있고, 갖은 공사방해화집회로 일반 국민까지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한 하도급업체 A 현장소장의 하소연이다. A 소장의 말을 듣고 노조가 투쟁하고 있는 건설현장을 살펴봤다. 현장 관리자에 따르면 “이제는 건설현장 전체를 자기들 것인 양 협박과 강압으로 일관하고 뜻이 관철이 안 되면 주변 일반 국민을 볼모로 삼아 대규모 집회에 소음을 유발하고, 경찰인 양 비노조원 신분검사를 하며, 채용된 건설현장에서는 고의적인 태업(업무를 느리게 하여 피해를 주는 행태)을 밥 먹듯이 해대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 피해는 원청 및 전문건설업체에 고스란히 전가될 뿐만 아니라, 안전관리자의 업무를 마비시켜 안전관리 공백이 생김은 물론, 해당 지자체 환경과, 폐기물과에도 고소·고발을 하여 건설사업자의 업무를 마비시키는 등 건설사를 압박하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만약 이들을 그대로 놓아둘 현장은 정말로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게 된다”고 우려했다. 건설현장의 관리자들도 노조의 이런 움직임에 대응해 노조의 횡포를 근절해 달라고 국회 등에 호소하고 있지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건설기현장의 관
이런 날을 두고 인생살이가 살만하다 하나보다. 수개월을 마음속으로 마중했던 귀한 손자가 마침내 펄펄 내리는 백설처럼 신의 축복 속에 탄생했다. 가족들의 넘치는 사랑을 받으며 손자는 기쁨과 행복으로 아낌없이 보답한다. 지난 1월2일은 우리부부 39주년 결혼기념일이다. 출산 예정일을 하루 앞두고 아들 내외는 우리결혼기념을 축하하기 위해 자동차로 한 시간 걸리는 거리를 달려왔다. 나는 “아니 이제나 저제나 출산 소식만 기다리고 있는데, 아이 낳을 생각은 안하고 어떻게 왔어?”하며 며느리에게 말했다. 며느리는 “아직 진통이 심하지 않네요, 내일도 지켜보다가 산통이 없으면 병원에 가야겠어요,” 이리하여 딸 그리고 아들 내외와 케이크를 자르고 맛있는 음식도 나누며 화기애애한 기념일을 보냈다. 다음 날, 며느리는 산통은 없고 태아는 자꾸 커가는 느낌이라며 병원에 입원했다고 한다. 다급한 마음에 나는 평소에 찾지 않던 하나님을 불렀다. “전지전능하신 하나님! 제발 산모와 태아 고통을 줄여주시고 건강하게 순산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며느리는 24시간동안 자연분만을 유도했으나 제왕절개로 건강한 아들을 낳았다. 나는 베이비부머 세대이다. “남녀 차별 없이 둘만 낳아 잘 기